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
 
 

제목: 세밑, 눈 속에 뒤덮힌 편운동산


글쓴이: 관리자

등록일: 2010-12-29 15:29
조회수: 2380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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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밑, 올 한 해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왔다고
하늘에서 하얀 눈을 선물한 듯 합니다.

조병화문학관에서 바라 본 청와헌과 편운재 그리고 문학관 앞 마당은
동화 혹은 영화에서 본 이국적 풍경으로 다가옵니다.

눈 쌓인 편운동산을 바라보고 있자니
조병화 선생님의 시 <눈이 하늘에서>가 떠오릅니다.

나즈막히 시 구절을 읊으며
포근하고 부드럽게 쌓인 눈을 밟아봅니다.


눈이 하늘에서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조병화

눈이 하늘에서
그 먼 먼 길을 걸어서 내려 온다
걸어내려 오다가 달음박질치며 걸어내려 온다
달음박질치며 걸어내려 오다가 서서히
점잖게 선비 걸음으로 걸어내려 온다

걸어내려 와도, 걸어내려 와도
진종일 걸어서 내려 와도
못다 내려 오는 긴 긴 행렬
살 곳 찾아서 내려 오는 긴 긴 행렬

그러나 이곳은
살기 힘든 뜨거운 땅
사람들의 거센 목소리, 입김만으로도
금새 간 곳 모르게 가버릴
무서운 인간의 땅

눈이여, 알고나 내려 오너라
이곳에선 금방 없어질 것은
금방 밟을 것을
밟혀서 자취도 없이 없어질 것을

멋도 모르고 긴 긴 행렬을 쳐서
하얗게 먼 먼 하늘에서
쉬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
끈질기게 걸어서 내려 온다

온종일을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  제34시집 『후회없는 고독』 중에서-
  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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